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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멋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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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민지 작성일14-07-12 15:18 조회6,0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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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2일 솔밭중학교 3학년 2반 김민지 청주로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우리 가족이 꾸준히 하던 봉사활동이 끊어졌다. 이후 부끄럽게도 나는 3년 넘게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적이 없었다. 친구의 부모님이 일하시는 곳에서 청소를 한다던가, 학교에서 청소라던가... 의미를 생각하며 봉사활동을 한 적도, 하면서 즐겁거나 보람을 느낀 적도 없었다. 그저 시간을 채운다는 의미에서의 단순한 활동이었다. 내가 직접 원하는 곳에서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일정기간동안 지속적으로 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서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활동이 진정한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즉, 청주에 내려와서 내가 한 봉사활동은 자원봉사라고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며 그 의미에 부합되지 않는 그저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3이 되자, 나는 많이 조급해졌다. 중학교 시절에 내가 한 일 중에 의미 있는 것이 단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친구들과 이것에 대해 고민했고 논술선생님이 다니시는 예심하우스를 알게 되었다. 홈페이지를 가서 확인해보고,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함께 가자는 선생님의 답변에 나는 바로 예심하우스를 검색해보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소박한 느낌이었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그 곳에서 어떤 도움이 될지 궁금하고 많이 설레었다. 드디어 토요일, 아침 9시에 학원 앞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예심하우스로 이동했다. 처음 가는 길이 소풍가는 길 같이 느껴졌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상쾌했다. 친구들과 도착한 곳은 교회 옆에 있는 작은 컨테이너건물이었다. 가족끼리 온 것 같은 봉사자들, 그리고 나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도 보였다. 왜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적극적이지 못했던 나의 태도가 후회됐다. 나름 베테랑인 5학년 창용이의 안내로 나는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안내받았다. 오늘 내가 해야 하는 봉사는 장갑을 포장하는 것인데, 논술 선생님과 같이 간 다른 학생들은 오늘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얘기했다. 작업을 처음 설명 들을 때에는 잘 몰라 실수를 여럿. 시간이 흐르자 나는 제법 익숙하게 이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나도 이 작업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나보다 조금 불편한 이들이 이 작업을 하려면 많이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분업을 하기로 했다. 가장 어린 창용이는 종이를 접었고 나는 장갑을 깔끔하게 접었으며 내 친구는 그것을 팩에 일일이 포장했다. 여섯 명이 서로 마주보며 학원이나 학교에서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우리가 특별한 관계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나와 민규는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는 다른 봉사자들이 학교 동아리에서 온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가 가려는 학교에 봉사 동아리가 없으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진학하는 학교에 봉사동아리에 우리가 리더가 되어 봉사 동아리를 만들고 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자고 약속했다. 오늘 이 활동은 나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주었다. 내가 직접 선택한 곳에서의 봉사라는 것.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다는 것. 자원봉사의 의의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앞으로 이 곳에서 봉사를 즐기면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돌아가는 길, 봉사활동을 하고 나니 봉사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새록새록 생기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나에게 너무 감사하고 특별한 하루였다.